푸틴, 인니 G20 정상회의 대면 참석?…서방-러시아 신경전

입력 2022-06-29 04:28
푸틴, 인니 G20 정상회의 대면 참석?…서방-러시아 신경전

드라기 "조코위, 푸틴 참석 배제"…러 "참석 긍정 통보" 반박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면 참석할지 여부를 놓고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가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AFP·AP 통신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27∼28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말을 빌려 푸틴 대통령이 G20 회의에 대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리는 "조코위 대통령이 그것(푸틴 대통령의 대면 참석)을 배제한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원격 참여 가능성은 남아있다. 지켜보자"고 부연했다.

이러한 발언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조코위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언급을 논평해달라는 질문의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당시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조코위 대통령의 초청장을 받았다면서 이에 우리는 "참석 계획이 있음을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11월 15∼16일 G20 정상회의를 주재할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세네갈·남아프리카공화국·아르헨티나 정상과 함께 이번 G7 회의에 게스트로 초청됐다. 이 회의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G20 회의에 참석할시 어떻게 대응할지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기 총리의 발언에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는 등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우샤코프 보좌관은 "드라기가 그것(푸틴 대통령의 회의 참석 여부)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초대를 받았고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드라기)는 자신이 더는 주최자가 아니라는 점을 잊은 게 틀림없다"고 직격했다. 작년 G20을 주최한 이탈리아가 의장국 권한을 이미 인도네시아에 넘겼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번 논란에 대한 조코위 대통령의 입장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조코위 대통령은 G7 회의를 마친 직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곧바로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비동맹 중립 외교를 고수해온 인도네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G20 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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