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통합정부설 일축…"야당과 협력해 입법하겠다"

입력 2022-06-23 04:28
마크롱, 통합정부설 일축…"야당과 협력해 입법하겠다"

하원 과반 확보 실패한 총선 끝나고 사흘 만에 첫 입장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하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안정적인 의회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을 끌어들여 '통합정부'를 구성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BFM 방송 등으로 중계한 10분 분량의 연설에서 "통치와 입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다 함께 배워야 한다"며 "대화하고,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타협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어떠한 정당도 단독으로 법을 만들 수 없다"며 법안을 중심으로 협력하거나, 새로운 동맹을 맺어야 다수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총선이 끝나고 사흘 만에 처음으로 입장을 발표한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여러 야당 대표들과 만나 논의한 결과 여야가 함께 꾸리는 통합정부는 현재 단계에서 정당화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생활비, 일자리, 에너지, 기후변화, 보건 등 주요 현안에서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안이 올해 여름 하원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이 자신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 이유는 "그 어느 때보다 야심에 찬 개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부를 창조하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사회적이면서도 경제적으로 믿을만한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르네상스'를 주축으로 하는 범여권 세력인 '앙상블'은 지난 12일과 19일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하원 전체 의석 577석 중 245석을 꿰차 다수당이 됐지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법안 단독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뉘프'(NUPES)가 131석을 장악하면서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했다. 뉘프는 녹색당(EELV), 프랑스공산당(PCF), 사회당(PS)이 총선을 앞두고 결성한 신생 좌파 연합이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과 지난 4월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맞붙었던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89석, 중도 우파 성향의 공화당(LR)이 61석을 각각 얻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