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산타 위치나 추적하던 NORAD, 러 위협에 신냉전 첨병으로

입력 2022-06-21 10:30
수정 2022-06-21 13:31
성탄절 산타 위치나 추적하던 NORAD, 러 위협에 신냉전 첨병으로

캐나다, 러 극초음속미사일 막으려 현대화 착수

"40년 만의 최대지출…독재국 위협에 역량강화 시급"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수십년간 명맥만 지켜온 미국과 캐나다의 북극권 방어체계가 신냉전 기류 속에 현대화된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애니타 애넌드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향후 6년간 49억 캐나다달러(약 5조원)를 투입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NORAD는 미국 알래스카에서부터 캐나다 퀘벡까지 배치된 미사일 탐지용 지상·위성 레이다 체계로, 미국과 캐나다가 함께 운영한다.

이 장비가 현대화된다는 것은 북극해 주변에 대한 적군의 공격을 감지하는 네트워크가 강화된다는 뜻이다.

캐나다는 자국이 NORAD 체계 내에서 냉전 때부터 운영해 온 낡은 경보체계를 모두 갈아치우기로 했다.

무려 60년이 넘은 낡은 장비는 물론, 1980년대 말에 도입된 조기경보 레이다 체계도 현대 미사일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애넌드 장관은 장기 추가 계획까지 추진되면 향후 20년간 투입될 자금은 400억 캐나다달러(약 40조원)가 넘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 어린이들에게 산타의 위치를 추적해 알리는 이벤트로 더 알려진 군사조직이다.

그러나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 기류가 심화하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가 핵탄두를 장착하는 극초음속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의 실전배치를 예고하는 등 위협의 강도를 높임에 따라 대응이 시급해졌다.

러시아군은 북극뿐만 아니라 남극, 우주까지 발사궤도를 다양화해 사르마트를 요격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최근 전략을 밝혔다.

캐나다의 영토 40%는 북극권이지만 기반시설이 거의 없는 불모지에 가깝다.

북극권에 속한 러시아의 영토는 20% 정도로 캐나다, 미국 알래스카와 마주 보고 있다.

애넌드 장관은 "위협 환경이 바뀌었다"며 "이번 조치는 거의 40년 만에 가장 현격한 NORAD의 현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간 규칙에 기반을 두고 우리를 지켜주던 국제질서를 다수 독재체계가 위협하고, 극초음속 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같은 신기술을 다수 경쟁국이 개발함에 따라 NORAD의 역량을 급히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NORAD를 사실상 주도하는 미국은 캐나다에 앞서 대륙 방어를 위한 예산을 미리 책정해 놓은 상태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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