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연합·유엔, 러 찾아 "우크라 밀 수출봉쇄 해제" 촉구
'밀 수입 40% 러·우크라 의존' AU 의장, 내일 푸틴 회동
'우크라·러 곡물수출 동시재개 추진' 유엔 "필요한 곳 어디든 갈 것"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아프리카연합(AU)과 유엔이 각각 러시아를 찾아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U 의장을 맡고 있는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오는 3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밀 수출 봉쇄를 풀어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두 지도자가 만나 "정치적 대화를 확대하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적 인도주의적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도 2∼3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그리피스 사무부총장은 흑해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과 식량 수출 길을 여는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에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와 만나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당시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전했다.
유엔은 세계 식량 시장의 수급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과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을 동시에 재개하는 일괄 타결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그리피스 사무부총장, 그린스판 사무총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갈 것"이라며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세계 밀 공급량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아프리카는 밀 수입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르완다와 탄자니아, 세네갈은 그 비중이 60%를 넘고, 이집트는 80%에 이른다. 베냉과 소말리아는 필요한 밀 전부를 두 나라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길이 막혀 2천만 톤 이상의 곡물이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호단체들은 일명 '아프리카의 뿔'로 일컬어지는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에서 1천400만 명 이상이 기아선상에 놓여있다고 보고 있다. 유엔식량계획(WFP)은 올해 약 4천만명이 식량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비료와 식량 수출이 타격을 입었으며, 서방의 제재가 해제되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길도 열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배는 '인도주의 통로'를 거쳐 얼마든지 흑해 항구를 출항할 수 있고, 러시아는 안전한 항해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보도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러시아 석유는 제재 대상이라 수출을 못 하지만, 곡물은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 곡물과 비료를 수출하는 선박회사와 보험사에 재정보증을 할 용의가 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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