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5천484살 추정' 칠레 나무, 세계 최고령 가능성

입력 2022-05-27 02:11
'최고 5천484살 추정' 칠레 나무, 세계 최고령 가능성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령 나무는 4천853살 미국 소나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남부 숲에 있는 거대한 나무가 5천 살이 넘는 세계 최고령 나무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칠레 환경과학자 조나탄 바리치비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칠레 남부 알레르세 코스테로 국립공원에 있는 나무 한 그루의 나이를 최고 5천484살로 추정했다.

이 나무는 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부 안데스 산악 지역에 서식하는 사이프러스의 일종인 '알레르세'(Alerce·학명 Fitzroya cupressoides) 종으로, '증조할아버지', '천년의 알레르세'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알레르세는 매우 느리게 성장해 최고 45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나무 수령을 확인할 때는 '생장추'라는 도구로 나무 몸통을 뚫어 몸통 중심에서 목편을 채취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 '천년의 알레르세'의 경우 몸통 지름이 4m에 달해 긴 생장추로도 중심에 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목편 표본 분석과 다른 연대 측정법을 동원해 수령을 추정했고 "나무가 5천 살이 넘었을 가능성이 80%, 그보다 어릴 가능성이 20%였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브리슬콘 소나무로, 4천853살로 추정된다.

칠레 알레르세 나무가 이 나무보다 몇백 살 더 먹은 현존 최고령 나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반만년을 넘게 생존한 나무지만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는 우려스럽다.

바리치비치 박사는 알레르세 코스테로 공원 내에서 이 나무의 존재가 너무 알려진 탓에 관광객들이 울타리를 넘어 나무뿌리를 밟고 올라서거나 나무껍질을 가져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5천 년이나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사람들이 잠시라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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