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 열병식 공군 퍼레이드, 악천후 이유로 전격 취소

입력 2022-05-09 18:03
수정 2022-05-09 21:40
러 전승절 열병식 공군 퍼레이드, 악천후 이유로 전격 취소

"핵미사일 등 130여대 각종 군사장비, 군인 1만1천 명 참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당초 예정됐던 공군 퍼레이드가 전격 취소됐다.

붉은광장 상공을 수십 대의 각종 군용기가 열을 지어 비행하는 공군 퍼레이드는 통상 전승절 열병식 마지막에 펼쳐졌었다.

크렘린궁은 이날 "공중 퍼레이드는 날씨 문제로 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도 악천후로 공중 퍼레이드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당초 공중 군사 퍼레이드에는 승전 77주년에 맞춰 모두 77대의 전투기와 폭격기, 공중급유기 등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공군기들은 이날 본 행사에 앞서 두 차례나 모스크바 상공을 비행하는 예행 연습을 했었다.

특히 올해 공군 퍼레이드에는 '둠스데이(Doomsday, 최후의 날)' 지휘센터로 불리는 일류신(IL)-80 지휘통제기도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러시아가 1980년대에 개발한 IL-80은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어 지상 지휘통제시설이 괴멸될 경우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탑승해 공중 명령 센터로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이와 함께 8대의 미그(MiG)-29SMT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상징하는 알파벳 Z 모양으로 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일 열병식에서 공군기들은 날지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열병식에는 약 130대의 각종 군사 장비와 1만1천 명의 군인이 참가했다.

지난 2월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참전한 일부 부대도 열병식에 참여했다.

각종 탱크, 장갑차 등과 함께 첨단 방공미사일시스템 S-400,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이 붉은광장을 지나갔다.

2010년 처음 실전 배치된 야르스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뚫을 수 있는 공포의 ICBM으로 평가된다.

이스칸데르는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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