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지속에 러 극동 항공사·어선사 위기 직면
아브로라 항공사 항공기 유지·보수 어려움…일부 운항 중단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로 러시아 극동지역 항공사와 어선사들도 위기에 직면했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항공사 '아브로라'(오로라)는 서방 제재가 두 달 넘게 이어지자 극동지역을 오갈 항공기를 유지·보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제재에 참여한 서방 항공기 제조사들이 항공기 운영에 필요한 대체 부품 공급과 기술 지원 등을 끊자 일부 항공기 운항도 중단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브로라 항공은 모두 90대의 항공기를 보유했으며, 이 가운데 50대는 미국, 캐나다 등에서 수입한 것이다.
이 중 캐나다 봄바디어에서 수입한 항공기 3대는 예비 부품 교체 등을 위해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아브로라 항공은 트윈 프로펠러 항공기인 안토노프 AN-24 등 러시아산 항공기에 대한 기술 지원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까닭에 아브로라 항공은 최근 극동지역을 운항하는 다른 항공사들에 좌석 일부와 탑승 수속 카운터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코드쉐어)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전권대표도 관련 당국에 아브로라 항공 지원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아브로라 항공이 새 항공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2023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발레리 크리파 아브로라 항공 개발 부국장은 "운항 중인 항공기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감항능력과 기술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할린 지역 어선사들도 서방 제재로 어선 부품 공급 등이 중단된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사할린주 어선사협회(ARSO)는 서방의 어선 부품 공급과 기술 지원이 막힌 상황을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1년 정도라고 했다.
또 서방에서 공급받아온 어선 부품을 대체하기 위해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생산시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RSO는 연해주 지역에 있는 70개 이상의 어선사로 구성된 단체다. 단체에 가입한 기업들에 소속된 직원 수는 7천 명 이상이다.
지난해 사할린 지역 전체 어획량은 62만4천t으로 이 가운데 90%를 ARSO 소속 기업들이 담당했다.
막심 카졸로프 ARSO 회장은 "대형 어선사는 앞으로 1년가량은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하지 않아도 배를 고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며 "그러나 예상치 못한 큰 고장이 발생하면 대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까닭에 국내에서 대체 부품을 찾아야 하며, 러시아 자체적으로 이를 생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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