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국방수장, 6월 싱가포르서 첫 회동?…오스틴 "만남 확신"
"안보·안정증진 협력 고대"…대만·우크라 문제 놓고 입장차 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국방 수장이 오는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대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상원 세출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샹그릴라 대화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린 둘 다 역내 안보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확실히 협력하길 원한다"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그와 만나길 고대하며, 6월 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안보 사령탑이 총출동하는 안보 행사다.
지난 2002년부터 열려온 이 행사는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다음 달 10∼12일 사흘간 열린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 간 만남이 성사되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17개월만에 미중 국방 수장의 첫 대면으로 기록된다.
특히 이 행사를 계기로 별도의 미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앞서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통화한 바 있다. 그 직전 달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의 후속 조처 성격이었다.
오스틴 장관은 당시 통화에서 핵과 우주, 사이버 분야 등에서 양국 간 전략 경쟁을 관리하고 위기 시 소통 채널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과 남·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한 미국의 강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웨이 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경고하고, 우크라이나 이슈를 이용해 중국을 협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었다.
이처럼 첫 통화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던 두 사람이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회담을 할 경우 그 연장선이 될 공산이 작지 않다.
게다가 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0∼24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대(對)중국 견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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