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유엔 총장 "21세기에 전쟁은 악…러, 전쟁범죄 조사 협조해야"

입력 2022-04-28 18:39
수정 2022-04-29 10:46
[우크라 침공] 유엔 총장 "21세기에 전쟁은 악…러, 전쟁범죄 조사 협조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1세기에 전쟁이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러시아에 전쟁 범죄 조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인 보로디안카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 전쟁은 악(evil)"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로디안카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곳으로 의심받는 지역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나는 내 가족의 집이 파괴돼 검게 그을린 것을 상상한다. 또 내 손녀들이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것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세기에 전쟁은 불합리한 것이고, 이 전쟁은 악 그 자체"라며 "21세기에는 전쟁을 받아들일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구테흐스 총장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조사 중인 부차를 방문해 러시아 정부가 ICC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ICC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러시아 정부가 ICC에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최악의 범죄는 전쟁 그 자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26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후 전날 저녁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그는 이날 보로디안카·부차 등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철수한 지역의 참상을 둘러본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인근 북부 전선의 점령지에서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키이우 외곽 도시인 부차 등지에서는 시신 50여 구가 한꺼번에 묻힌 집단 매장지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는 손을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시신도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부차 등지에서 전쟁범죄 조사를 시작했지만,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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