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건전성지표 비상에 금감원, CEO들과 긴급 회의(종합)
"금리 급등 속 RBC비율 관리 애로·건의 듣는 자리"
"재무건전성 규제 연말까지 유연하게 적용해달라" 한목소리 건의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치솟는 금리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이찬우 수석부원장 주재로 생명·손해보험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금리 급등세 속에 지급여력(RBC) 비율 방어에 비상이 걸린 보험업계의 애로와 건의를 듣기 위해 마련된 이날 회의에서는 생명·손해보험사 CEO 20명이 참석했다.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뜻하는 RBC 비율은 보험회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험사의 RBC 비율은 평균 246.2%로, 150% 미만으로 떨어진 보험사는 최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이 유일했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 급등으로 각 보험사의 RBC 비율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보험사의 채권 계정 분류 현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장기 국고채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올해 금리 동향을 보면 3월 말 기준 보험사의 RBC 비율이 작년 말보다 크게는 30% 넘게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현재 기준으로는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10여 개 회사가 금융당국의 권고치 미만으로 하락했다는 추정도 업계에 떠돌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금리 상승이 계속되면 법정 기준 미만으로 추락하는 보험사도 속출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 CEO들은 채권 재분류,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RBC 비율 하락을 방어하고 있으나 금리가 계속 오르면 자본확충 부담이 과중해진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울러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나빠지더라도 적기시정조치 등 보험업법상 건전성 개선 조처를 유예하는 등 연말까지 건전성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업계의 어려움을 주로 듣는 자리였다"며 "금감원이 건전성 규제 유예나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였다"고 전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RBC 비율이 200% 미만인 보험사는 DB생명(157.7%), 흥국생명(163.2%), KDB생명(168.9%), KB생명(186.5%), 한화생명(184.6%), 흥국화재[000540](155.4%), AXA손해보험(169.7%) 한화손해보험(176.9%) KB손해보험(179.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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