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표적' 디디추싱, 5월 주주총회서 나스닥 상폐 결정

입력 2022-04-18 11:37
중국 '규제표적' 디디추싱, 5월 주주총회서 나스닥 상폐 결정

규제에 '순응 신호'…"상폐절차 마무리전 다른 증시 상장 안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 '규제 표적'이 된 디디추싱(滴滴出行) 그룹이 다음 달 주주총회 표결을 통해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상장폐지를 결정한다.



18일 블룸버그 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디디추싱의 자회사인 디디글로벌(Didi Global)이 오는 5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나스닥 상장폐지 문제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디디 글로벌의 이런 결정은 중국 당국의 규제에 순응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디디 글로벌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나스닥 상장 폐지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다른 증시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디디 글로벌이 지난해 6월 30일 미국 뉴욕증시에 44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된 지 이틀 만에 디디추싱 그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당시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에 대해 "데이터 안보 위험을 막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후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16일부터 CAC를 비롯해 국가 인터넷정보협회와 공안부, 국가안전부 등 7개 국가 기관 합동으로 디디추싱에 대해 고강도의 인터넷 안보 심사에 들어갔다.

중국 당국은 아직 디디추싱의 조사와 관련한 어떠한 발표도 하지 않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만간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사이버 조사 관련 규정에 따르면 통상적인 조사는 60일 이내에 이뤄진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 측에 플랫폼 내 운전 기사에게 더 많은 수익을 배분하는 등 운전자 처우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했다.

결국 디디추싱은 지난 1월 초 나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 증시에서 다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디디추싱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맹 택시나 개인 자가용 차량을 배차해 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주력 분야로 하는 기업으로, '중국판 우버'로 불린다.

2012년 청웨이(程維) 최고경영자(CEO)와 장보 등이 공동으로 창업한 디디추싱은 중국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한때 9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성기 기준으로 디디추싱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만 1천300만 명에 이르렀으며,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4억9천300만 명에 달했다.

디디추싱은 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대폭 감소했으며, 임직원을 20%가량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