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살겠다" 페루 물가 항의시위 격화에 수도 통금령

입력 2022-04-05 15:57
"비싸서 못살겠다" 페루 물가 항의시위 격화에 수도 통금령

5일 새벽부터 종일…24년만의 최고물가에 곳곳 시위, 혼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페루에서 급격한 물가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자 5일(현지시간) 정부가 수도 리마와 인근 항구도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AF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리마와 태평양 연안 항구도시 카야오에 통행금지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일부 단체들이 야기한 폭력행위를 고려, 평화를 재정립하기 위해 각료회의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오후 11시 59분까지 통행금지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3월 페루의 소비자 가격은 연초 대비 6.82% 올랐다. 199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월 대비로는 1.48% 상승, 시장 전망치인 0.92%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주 의회에서 두 번째 탄핵 위기를 넘긴 카스티요 대통령은 주말에 유류세를 낮추고 최저임금을 10% 인상했다. 그러나 고물가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요 노조인 페루노동자총연맹은 인상폭이 충분치 않다며 최저임금 인상안을 거부했고, 오는 7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지난주에는 트럭 운전기사들과 농부들이 시위로 리마로 가는 식량 공급을 막았고, 버스 운전기사들까지 고속도로를 막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페루의 주 수출품인 블루베리, 아보카도, 포도 등의 수출도 지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식료품 가격 급등에 분노한 주부들까지 시위에 동참,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페루 남부에 있는 도시의 슈퍼마켓들이 약탈당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학교 수업은 5일까지 중단된 상태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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