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리 "푸틴, 유로·달러로 가스대금 결제 유지 시사"

입력 2022-03-31 23:04
이탈리아 총리 "푸틴, 유로·달러로 가스대금 결제 유지 시사"

외신 기자회견…"러시아-우크라, 이탈리아에 평화협상 보증 역할 희망"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탈리아 총리에게도 가스 수출대금의 루블화 결제 방침을 고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31일(현지시간) 외신 기자회견에서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드라기 총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40분에 걸친 통화에서 현재의 가스 계약 효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유럽 에너지업체들은 루블화 대신 유로나 달러로 계속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드라기 총리의 이러한 언급은 앞선 독일 정부의 발표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독일 정부는 전날 푸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전화 통화 직후 "푸틴 대통령이 숄츠 총리에게 유럽의 다음 달 결제는 유로화로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 내부적으로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 방침을 재검토하는 절차가 있었고 이후 더 나은 결론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리는 현재의 평화협상 진전 상황에 대해 양쪽이 절충점을 향해 조금 더 다가섰다고 평가하면서도 회의론도 여전히 여전히 많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으로부터 평화협상의 보증국이 돼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언급하며 종전을 위한 중재자 역할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다만 현재로선 우크라이나에는 지원을, 러시아에는 제재를 근간으로 하는 양면 정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드라기 총리는 또 이 자리에서 2028년까지 이탈리아의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증액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선 연립내각 정당 간 별다른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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