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북극서 대잠초계기로 러 잠수함 감시 강화
"러 잠수함 최근 북극서 냉전 수준 활동"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영국 정부가 최근 북극해에서 러시아 잠수함의 활동이 냉전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보고 대잠 초계기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더타임스 등 영국 매체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처음으로 수립한 10년 단위의 북극 전략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영국군은 스코틀랜드 로시머스 공군기지에 P-8A 포세이돈 대잠 초계기 9대를 신규 배치했다. P-8A 대잠 초계기는 레이더와 음향 센서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아내고 어뢰로 공격할 수 있다.
또 영국 해병대 1개 중대와 수륙양용 전함 2척, 다수의 헬리콥터 등으로 '연안 대응단'을 구성해 북극에 배치할 계획이다.
혹한기 훈련을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캐나다·핀란드·미국 등지에서도 정기적으로 실시해 영하 온도에서의 군작전 상황에 대비하는 방안도 전략에 포함됐다.
이날 북극 전략을 발표한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노르웨이 북부 북극권 지역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병력 3만명이 참여하는 최근 30년 사이 최대 규모의 혹한기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다.
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온난화로 인한 변화 속도가 빠른 곳이다. 북극을 뒤덮었던 얼음이 녹으면서 초래된 북극의 환경 변화는 기회이자 위협 요인이라는 게 영국의 판단이다.
북극해에 새로운 국제 무역 항로가 열릴 수도 있는데, 이 항로를 둘러싼 국가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또 희토류 등 기존에 채굴할 수 없었던 천연자원에 접근하게 됨에 따라 자원확보 경쟁도 커질 수 있다.
러시아는 구소련 시기 문을 닫았던 북극 군사기지 2곳을 2016년과 2018년 각각 재가동하고 빙설 환경에서의 군 작전 지원을 위한 시설·장비 투자를 크게 늘리는 등 북극 영토의 군사화를 강화하고 있다는 게 영국 측 판단이다.
러시아도 북극에서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 지역에서의 군사력 증강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중국도 2018년 발표한 '빙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 북극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북극 항로가 열리면 중국과 유럽 간 항행 시간이 거의 절반으로 단축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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