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추락, 코로나에 휘청이던 中항공업계 '직격'

입력 2022-03-22 11:28
수정 2022-03-22 11:56
여객기 추락, 코로나에 휘청이던 中항공업계 '직격'

中항공업계 2020년 후 누적손실 39조원…국제선은 '궤멸' 수준

국내선 기피 현상 예상에 고속철 테마주 올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승객과 승무원 132명이 탄 동방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휘청거리던 중국 항공업계에 큰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 여파로 당분간 중국인들의 국내선 항공기 탑승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제 매체 차이신은 22일 "동방항공의 이번 추락 사고는 중국 민항 산업 발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허난항공 소속 여객기가 헤이룽장 이춘시 공항에 착륙하다가 지면에 부딪히는 사고로 42명이 사망한 이후에도 중국 민항 업계가 수년간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사고기가 하늘에서 수직으로 떨어져 지면에 내리꽂히는 영상이 인터넷에 확산하면서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무서워 국내선 항공기를 타지 못하겠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장은 이미 국내선 항공 수요가 고속철로 옮겨갈 가능성에 발 빠르게 베팅하고 있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 고속철 제어 시스템과 전기설비를 공급하는 퉁예커지(通業科技)가 가격제한폭 오른 것을 비롯해 고속철 테마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반면 홍콩증시에서 동방항공은 5%대 급락한 채 개장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전날 마감 직전 하락분까지 더하면 동방항공은 이번 사고로 주가가 10% 이상 폭락했다.

중국 항공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본격 확산 이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19 외부 유입'을 막겠다면서 출입국 규모를 극단적으로 축소하는 '만리장성식' 방역 정책을 펴고 있어 중국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영은 평소 10% 수준으로 '궤멸' 상태에 가깝다.

중국 민항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020년 974억 위안, 2021년 842억 위안, 2022년 1∼2월 222억 위안의 손실을 냈다. 지난 2년 2개월 동안 누적 손실액이 2천38억 위안(약 39조원)에 달한다.

이중 중국의 3대 국유항공사인 동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남방항공의 손실이 가장 크다. 아직 작년 사업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3사는 작년 순손실을 368억∼433억 위안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사고가 난 동방항공은 1957년 민항 상하이 관리처를 전신으로 한 대형 국유항공사로 현재 730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연인원 1억3천명의 여객을 수송해 수송량 기준으로 세계 10대 항공사에 속하며 코로나19 발생 전까지 한국과 중국 주요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도 많이 운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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