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우크라, 미국에 장기전 대비한 자금지원 요청

입력 2022-03-18 16:32
[우크라 침공] 우크라, 미국에 장기전 대비한 자금지원 요청

다닐로프 서기 "무기와 훈련 도구, 숙련된 교관의 훈련 필요"

美, 우크라 무장 지원에 신중…NSC "문서 받은 기록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3주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군 공격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장기전에 대비한 자금 지원 등을 요청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가 자체 입수한 문건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우크라이나는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안보위원회 서기 명의의 서한을 미국에 보냈다.

이 문서엔 전통적인 군사 지원 외에 러시아와 장기전에 필요한 자금과 훈련, 무기 등을 미국이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악시오스는 다닐로프 서기의 명의로 된 이 서한의 수신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3명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지만 이 문서를 받은 기록이 없고 진위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요청을 두고 당초 예상과 달리 전쟁이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될 기미를 보이자 우크라이나가 사회 전체 방어를 위해 더욱더 공식적이고 강력한 지원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이 서한이 사실이라고 해도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자금 지원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미국이 이 전쟁에 직접 휘말리지 않도록 신중하게 한계선을 지키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는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이며 우크라이나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지만 치명적인 목표물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군 병력을 직접 파병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백악관이 긴장 고조를 우려해 작년 12월 비정규전에 대한 군사훈련 등을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수백 명의 특수작전부대를 추가 파병하려 했으나 이 계획을 폐기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우크라이나에 드론을 비롯해 8억 달러(9천664억 원) 규모의 무기와 군사 장비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민간인이 사용할 수 있는 소총과 권총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은 공식 군사작전을 위해 필요한 무기로 채워졌다.

이처럼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장 지원에 신중한 상황에서 교전이 진행 중인 전장에 게릴라부대를 훈련하고 장비를 지원하는 것은 기존에 이뤄진 지원과 다른 차원으로 가는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내 일각에서는 미 행정부가 대공시스템과, 다른 정교한 무기를 지원하는 것으로 이미 전쟁에 명백히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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