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OECD "전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1%p 하향"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인 전쟁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넘게 하락하고, 물가는 2,5%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측했다.
OECD는 17일(현지시간) 내놓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사회적 영향과 정책적 의미' 보고서에서 "단기적 측면의 세계 성장에 있어서 상당한 지연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분석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첫 2주 동안 원자재 시장과 금융 시장이 보인 반응이 앞으로 1년간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나왔다.
OECD는 지난해 12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4.5%를 제시했고, 인플레이션은 올해 정점을 찍고 2023년 전 세계 평균 3%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봤다.
각종 제재에 옥죄이는 러시아에서는 생산이 10% 이상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15% 가까이 올라 경제 성장이 대폭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경제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미미하지만 다양한 원자재 시장에서 중요한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GDP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나 밀(30%), 옥수수·광물질 비료·천연가스(20%), 석유(11%) 시장에서는 몸집이 크다.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스펀지 티타늄,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아르곤과 네온, 우라늄 등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자동차 촉매변환기에 사용하는 팔라듐, 철강 제품과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을 공급하는 핵심 국가다.
OECD는 이러한 원자재 중 상당수는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 생산, 수출에 차질이 없는데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OECD는 또 "우크라이나에서 밀 수출이 중단되면 개발도상국에 식량이 부족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인도주의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지역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라고 OECD는 설명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미주 지역 선진국들은 러시아와 경제적 유대관계가 깊지 않더라도 높은 물가로 가계 소득과 지출에 영향을 받는다고 봤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식품 가격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선진국보다 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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