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 우려에 불확실성 크게 확대…유가급등, 경기하방요인"
KDI "수출 하방 위험도 커져…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 우려"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우리 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로 주요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급 불안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수출 관련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따른 경제 제재로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감소해 작년 7월(-0.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0.1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8년 6월부터 2019년 2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한 뒤 약 3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을 기록했다.
전월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경기 회복세가 꺾인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어떻게 반영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월 수출 역시 작년 동월 대비 20.6%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2월 말에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관련 영향은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KDI는 또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개인 서비스 가격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한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석유류의 경우 가격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도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와 고물가 지속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다만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고 있다고 봤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이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건설업 부진도 완화하면서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서비스업 생산이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주요 대면 업종 생산이 일부 반등하고 고용도 회복세를 이어가는 등 코로나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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