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트럼프 "내 재임땐 러 침공없었다…21세기 유일"

입력 2022-02-27 13:13
[우크라 침공] 트럼프 "내 재임땐 러 침공없었다…21세기 유일"

푸틴 치켜세우다 태도바꿔 러 비난…나약한 바이든 끄집어내 자기자랑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독립 승인을 천재적이라고 평가해 빈축을 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21세기 들어 자신의 재임기에만 러시아의 타국 침공행위가 없었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진영 최대 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푸틴을 치켜세우던 기존 태도를 바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유럽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하기로 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지역 독립 승인 직후 보수 성향 언론인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푸틴에 대해 "천재적.", "멋진 결정"이라고 내놓았던 평가에서 크게 바뀐 것이라고 로이터는 꼬집었다.

그러나 이날은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해 공감을 표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예프에 남아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용감하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끔찍하다"며 "우리는 자랑스러운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신의 은총이 있기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나약함'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했다며 다시 2020년 대선을 끄집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대선이 조작되지 않고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 끔찍한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골 레퍼토리'를 읊어댔다.

이어 러시아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당시에는 조지아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는 크림반도를 침공했다면서 "나는 러시아가 다른 나라를 공격하지 않은 21세기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보다 한 수 앞서 있어 영리하다면서 "진짜 문제는 우리 지도자들이 '너무 멍청하다'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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