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고정으로 대출금리 바꾸면 가구당 이자 연 80만원 줄어"
한경연 "대출구조 개선으로 금융안정성 제고·경기변동폭 감소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금리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가계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고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릴 경우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과 취약계층의 연체·부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15일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천84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96% 수준에 도달했다.
가계의 순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201%로, 여기에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272조원 규모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조치가 다음 달 종료되면 가계와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경연은 한국은행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8조4천억원 증가한다고 밝혔다. 가구당 연간 87만6천원의 이자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또 자영업자 전체로는 연간 8조9천억원, 가구당 160만원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가계의 총 이자 부담은 연 15조2천억원 감소한다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대출금리 전환만으로 한 가구가 한 해에 이자 부담을 80만원이나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자영업자도 고정금리 대출 전환으로 이자 부담이 연 7조2천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당으로는 이자 비용을 연간 132만원까지 아낄 수 있었다.
한경연은 임대차 3법에 따른 임대료 상승, 세금 인상에 따른 고정비 지출 증가로 가계 가처분소득이 빠르게 줄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금리까지 인상된다면 가계 채무상환 부담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되면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불안정성이 줄어들어 소비 위축을 완화할 수 있고, 거시경제 건전성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 시 저신용자·저소득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연체·부도율은 감소할 것이고,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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