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서방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장애물"

입력 2022-02-05 00:42
에르도안 "서방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장애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서방이 사태 해결을 위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불행히도 서방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다"며 "서방은 말 그대로 장애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물러난 지금 유럽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지도자가 없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갈등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을 주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하면서 "단호하고 굳건한 지지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13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서방은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고 동유럽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다만, 터키는 구소련 견제를 위해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최근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자국 내 배치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여왔다.

또 우크라이나에도 터키제 무인공격기를 판매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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