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림픽 이후 유엔인권최고대표 신장 방문 허용"
홍콩언론 "조사 형식 아닌 우호적 방문 전제로 허용"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신장(新疆)위구르 방문을 허용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바첼레트 대표가 최근 중국으로부터 조사 형식이 아니라 우호적인 방문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 아래 내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올 상반기 중 신장 방문 허가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바첼레트 대표에게 베이징올림픽 개막 전 신장 인권 보고서를 발간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바첼레트 대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을 허용했다"며 "그러나 죄가 있다는 가정 아래의 조사 대신 우호적인 방문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신장 인권 보고서를 발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장 인권탄압 논란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가열되고 있다.
중국이 바첼레트 대표의 신장 방문을 허용한 것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유엔의 신장 인권 보고서가 발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위원장인 제프 머클리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동 위원장인 제임스 맥거번 민주당 하원의원은 바첼레트 대표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신장 인권 보고서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2월 4일 전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2018년부터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의미 있고 제약 없는 접근'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중국 정부와 협의에 진전이 없자 지난해 12월 신장 인권 보고서를 '몇 주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발표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 등 일부 서방국은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최소한 100만명의 무슬림을 강제수용소에 감금하는 등 인권 탄압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유엔이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며 수용 시설은 고용을 지원하고 종교적 극단주의에 맞서기 위한 직업훈련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는 중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공식 외교사절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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