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WTO에 중국 제소…"리투아니아에 경제보복"

입력 2022-01-27 16:05
수정 2022-01-27 16:11
EU, WTO에 중국 제소…"리투아니아에 경제보복"

판결에 수년 걸릴 듯…"차별·불법행위 저항하는 상징적 조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유럽연합(EU)이 대만 외교공관을 개설한 리투아니아에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27일(현지시간) 제소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WTO 규정상 차별적이며, 불법적인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행위는 리투아니아는 물론, 리투아니아산 내용물을 함유한 다른 유럽 국가 수출품도 겨냥하면서 EU 내 다른 지역에서의 수출업체들에게까지 해를 입히고 있다"며 제소 이유를 밝혔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 문제를 상호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실패함에 따라, EU는 중국을 상대로 (WTO의) 분쟁해결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리투아니아의 무역 분쟁은 인구 280만명에 불과한 발트해의 소국 리투아니아가 작년 11월 대만 외교공관인 대만대표처를 공식 개관하면서 불거졌다.

리투아니아가 수도 빌뉴스에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대만대표처 설치를 허용하자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리투아니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이후 리투아니아 상품의 수입을 막고, 다국적 기업들에 리투아니아와 관계를 끊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압박하는 등 경제 보복을 본격화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EU 측의 이번 조치와 관련,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행위는 EU 역내 무역과 EU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EU 산업에 부정적인 효과를 냄으로써 단일시장의 온전성(integrity)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돔브로브스키스 부집행위원장은 중국의 행위가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많은 유럽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협조에 미온적인 까닭에 유럽산 상품을 겨냥한 중국 측 제한 조치를 입증하는 증거를 모으기 위해 EU가 힘든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리투아니아의 선박들이 중국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고 리투아니아의 수입 신청이 거부되고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면서 만약 이 같은 정보가 확인된다면 중국의 행위가 WTO 규정상의 의무와 양립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추가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지난 달 밝힌 바 있다.

EU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인 지난 달부터 리투아니아산 상품과 리투아니아산 부품이 들어간 다른 일부 유럽 국가의 상품에 대한 통관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한편, EU가 중국을 WTO에 제소한 것은 보통 수년이 걸리는 WTO의 분쟁해결 절차를 감안 때 상징적인 조치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U가 비록 1심에서 승리하더라도 중국은 WTO의 항소기구에 항소함으로써 판결을 회피할 수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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