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신속항원검사 확대 방침에 반대…PCR 늘려야"
"신속항원검사 민감도, 의료인이 해도 50% 미만…자가 검사시 20% 미만"
"유행 규모 더 커지면 '자가 검사' 아닌 의료인 시행 항원검사 도입 고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방역체계 전환의 일환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키로 한 데 대해 관련 학술단체가 민감도 부족을 이유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우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더욱더 확대하는 한편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더라도 '자가 검사'가 아닌 의료인이 시행하는 쪽으로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6일 '무증상자 선별 목적의 자가항원검사 확대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확진자가 폭증하는 현시점에서는 성능이 우수하지 못한 자가항원검사가 아닌 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이런 입장을 폈다.
학회는 "무증상자 선별검사에 요구되는 성능은 최대한 감염 환자를 많이 찾을 수 있는 높은 민감도"라며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민감도는 감염된 환자를 양성이라고 올바르게 진단하는 비율을, 특이도는 비감염자를 음성이라고 올바르게 진단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학회는 "신속항원검사는 감염 초기에는 민감도가 매우 낮고,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증상 발현 시점부터 일주일 이내에 사용해야 민감도가 높다"면서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 환자에 도입할 경우 '위음성'(가짜 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위음성을 받은 사람들이 이 결과를 믿고 지역사회에서 지속해서 활동할 경우 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학회는 "해외 연구에서도 신속항원검사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후 초기 1∼3일 동안 감염력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를 놓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미국 질병관리통제본부(CDC)에서도 신속항원검사의 '음성'은 감염력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스스로 하는 항원검사 대신 PCR 검사와 의료인이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유행 규모가 더 커졌을 때는 의료인이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증상자에게 자가 항원검사를 도입한다면 철저한 방역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자가 항원검사는 80% 이상의 감염을 놓칠 수 있으므로 대비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학회는 국내에서 허가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41.5%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절반 이상은 감염됐는데도 위음성이 나온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 연구 결과에서도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17.5%였다. 당시 연구팀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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