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북한…국내정치 수난 바이든, 내년 외교도 '험로'(종합)

입력 2021-12-30 05:03
중국·러시아·북한…국내정치 수난 바이든, 내년 외교도 '험로'(종합)

'실질적 위협' 중국 거대한 압박…김정은, 미사일 고도화 가능성

CNN, 바이든 행정부 외교 현안 점검…우크라사태 신년 첫 시험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일 험난한 국내 정치 상황으로 위기에 빠진 조 바이든 대통령 앞에는 또 다른 거대한 난제가 놓여있다.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세계 질서에 근본적 위협으로 부상한 중국을 비롯해 냉전 이후 최대 도발을 감행하려는 러시아, 고질적 골칫거리인 북한 등 복잡한 국외 문제다.

CNN은 29일(현지시간) 하루도 편할 날 없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에도 숨 돌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국내 정치의 돌파구를 외교·안보 현안에서 찾았던 이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에게 외교는 또 다른 시험대라고 CNN은 분석했다.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장을 오랫동안 지낸 '외교통 대통령'이지만 정작 자신의 전공분야라고 할 수 있는 외교분야에서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장애물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지난해 취임 직후 '미국이 돌아왔다'며 우방과의 관계 복원을 통해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안정을 도모하려 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틀어졌던 유럽 등 전통적 우방과 안정적 관계 회복에 성공하고 기후변화 등 문제에서 국제 사회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동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목격되는 미국의 영향력 약화 징후를 말끔히 걷어내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과거 베트남전 당시와 같이 미군이 사실상 쫓기다시피 대피하는 상황을 드러낸데다가 테러로 인한 미군 사망자까지 발생, 미국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내년 역시 시작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장 새해 벽두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 병력 증강 등 군사적 긴장 고조를 해소하기 위한 지난한 줄다리기에 나서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장 30일 오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한 양국간 현안을 논의한다.

이에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사전 조율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사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문제를 다룰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 대해서도 대비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내년 1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담판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경제 제재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직접 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란 핵협상 문제도 신년 벽두 바이든 행정부가 당면한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일각에서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지만, 미 행정부는 선을 긋는 상황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최근 브리핑에서 "약간의 진전은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은 미국을 바짝 추격하며 미국의 실질적 위협으로 부상한 중국이다.

대 중국 견제를 외교·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올려놓은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우방과 동맹을 결집, 중국에 대한 공동 전선을 강화하는 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다.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을 고리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을 비롯해 홍콩 사태, 대만과 중국의 양안 관계 등을 집중 부각하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체제 구축을 전제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선수는 파견하되 정부사절단은 배제하는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한 미국은 신장 지역 제품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강제노동방지법'을 처리한 것을 비롯해 중국 기관 및 기업에 무더기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러시아와 이란 등을 둘러싼 하나하나의 결정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이유에는 미국의 행보에 따라 반대급부로 해당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중국이 도사리고 있는 탓도 크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이와 함께 북한의 멈추지 않는 핵 위협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고난의 행군'에 일조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을 넘긴 북한은 핵 개발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속, 아슬아슬한 군사적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최근엔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까지 했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CNN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북핵 문제는 늘 미국 대통령들에게 대대로 골칫거리였다면서 변덕스러운 독재자 치하의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빠르게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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