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니카라과, 중국과 수교 선언…대만 수교국 14개로 줄어(종합)

입력 2021-12-10 11:03
수정 2021-12-10 16:11
중미 니카라과, 중국과 수교 선언…대만 수교국 14개로 줄어(종합)

바이든, 니카라과 대선을 '연극'이라고 비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미 국가 니카라과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다고 선언했다.

10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니카라과 외교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대만과 국교를 끊고 일체의 공식적 관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니카라과 외교부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전체 중국을 대표하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만의 수교국은 14개로 줄어들었다. 대만의 수교국은 대부분 중남미, 카리브해, 남태평양 지역에 있는 작은 나라들이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르테가 정부가 대만과 니카라과 국민 사이의 오랜 우정을 저버렸다면서 고통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가 이번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만의 한 외교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이 오르테가에 대한 지렛대가 없는 상태에서 이번 움직임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중국에 대한 원조·지원 기대가 이번 행동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1980년대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FSLN) 지도자로 반미에 앞장서던 인물이다.

야당 후보 등 정치인과 언론인,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대거 구금된 가운데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이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니카라과 대선을 '연극'이라고 공개 비난했고 니카라과는 이에 반발해 미주기구(OAS) 탈퇴를 선언했다.

중국은 그간 경제력을 무기 삼아 대만의 수교국을 회유해 자국과 수교하게 함으로써 대만을 외교적 고립에 빠뜨리는 노력을 집요하게 기울여왔다.

이런 압박은 특히 지난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래 더욱 강력해졌다.

차이 총통 취임 후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상투메프린시페, 파나마,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까지 8개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중국 견제의 일환으로 대만의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를 적극적으로 돕는 미국에 니카라과의 결정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공교롭게도 이 소식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발표됐다.

대만의 외교 공간을 놓고 벌어지는 미국·대만과 중국 간의 세력전은 큰 틀에서 봤을 때 미국·대만 진영이 공세를 취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중국의 극렬한 반발에도 작년부터 대만과의 공식적 교류 수준을 대폭 제고했다.

대만은 또 미국의 강력한 지원 속에서 리투아니아에서 '대만 대표처'의 문을 열어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유럽과의 실질적 관계도 크게 진전시켰다.

유럽연합(EU), 프랑스, 리투아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등 유럽의회 의원들도 올해 들어 지속해 대만을 공개 방문하는 등 대만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한편, 대선 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 가능성을 언급했던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 당선인 측도 막상 당선된 뒤에는 중국과 수교 계획이 없다면서 입장을 번복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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