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리투아니아에 '대만대표부' 공식 개관…중국 반발

입력 2021-11-19 08:38
대만, 리투아니아에 '대만대표부' 공식 개관…중국 반발

유럽 지역에 대만 외교공관 신설된 건 18년 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대만이 18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자국을 대표하는 공관을 공식 개관했다.

유럽 지역에 대만의 외교공관인 '대만대표부'가 18년 만에 신설되자 중국은 비난 성명을 내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AP·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가 18일 공식 운영을 시작한다"며 현재 라트비아 주재 대만 공관 책임자인 에릭 황이 대표부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 설치는 양국이 지난 7월 빌뉴스에 '차이니즈 타이베이' 대신 '대만'(Taiwan)이라는 명칭으로 대표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리투아니아는 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와 더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 호주에 대사관을 열었고 한국에도 열 예정이며, 향후 대만에도 대표부를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대만대표부 설치는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리투아니아에 시정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양도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한 부분"이라며 "리투아니아 측에 잘못된 결정을 즉각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리투아니아 정부는 중국 측의 강력한 반대와 거듭된 만류를 무시하고 소위 '대만대표부' 설치를 승인했다"면서 "중국 정부는 이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에 강력한 항의와 확고한 반대를 표명하며 이후 벌어질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투아니아 측에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로서 외교적 승인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대만이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것을 지속해서 반대해 왔다.

이에 따라 대만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과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하는 무역대표부를 설치하는 비공식적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며,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15개국에 그치고 있다.

리투아니아에 대만대표부 설치는 발트해와 중부 유럽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반대에도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5월 중국과 중·동부 유럽 국가 간의 '17+1 협력체'에 대해 "분열적"이라고 평가하며 탈퇴를 선언했고, 체코와 슬로바키아 역시 대만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만 정부 대표단이 슬로바키아와 체코, 리투아니아를 방문해 중국이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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