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6 초과근무는 그만' 중국 바이트댄스 '1075' 근무 시작
홍콩매체 "바이트댄스 노동시간 단축 결정 웨이보서 2억7천만회 검색"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틱톡 서비스 운영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중국 IT업계에 만연한 초과근무제인 '996 근무제'에서 벗어나 이달부터 '1075 근무제'를 도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1일 약 10만명의 직원에게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 5일 근무하는 '1075 근무제'를 시작하라고 요청했다.
이는 '996 근무제'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다.
996 근무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중국 IT업계에 만연한 초과근무 관행을 일컫는다.
과로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2019년에는 중국 IT업계 근로자들이 미국 코드 공유 웹사이트 깃허브에서 '996 근무제'를 비판하는 '996.ICU'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996.ICU는 '999에 맞춰 일하면(工作 996) 중환자실(ICU)에서 앓는다(生病 ICU)'에서 따온 것이다.
SCMP는 "바이트댄스의 '1075 근무제'는 힘겨운 야간과 주말 근무에 익숙한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꾸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바이트댄스 직원들은 이제 초과근무시 허가를 받아야하며 초과근무는 평일 3시간, 주말 8시간으로 제한된다고 전했다.
또 평일 초과근무시에는 통상임금의 1.5배, 주말 초과근무시에는 2배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초과근무 수당은 상급자의 승인을 받아야한다"며 "이제 직원들은 야간 회의를 피할 것이고 일찍 퇴근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트댄스의 '1075 근무제' 도입 소식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SCMP는 관련 소식이 지난 2일 오후 현재 웨이보에서 2억7천만회 조회됐으며, 중국의 지식검색 사이트인 즈후(知乎)에서는 해당 소식이 진짜냐며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 정부가 '996 근무제'를 강력 비판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대형 인터넷 기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과도한 초과 근무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에 바이트댄스, 콰이서우 등이 지난 8월부터 격주 토요일 근무 제도를 없앴다.
지난달에는 중국 빅테크 종사자들이 초과근무 실태를 조사할 목적으로 '노동시간'이라는 이름의 스프레드시트(사무업무용 표 계산 프로그램)에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주간 근무 일수, 직함 등을 기록하는 온라인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SCMP는 "해당 '노동시간' 조사에 따르면 알리바바·바이트댄스·바이두·비리비리의 직원들은 오후 9시께 퇴근한다고 밝혔고, 메이퇀·핀둬둬는 오후 10시나 그 이후까지도 일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며 "다만 '노동시간'은 현재 인터넷에서 삭제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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