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로 반전 노리는 경제…내수·수출 '쌍끌이' 기대↑

입력 2021-11-02 05:30
수정 2021-11-02 07:08
위드 코로나로 반전 노리는 경제…내수·수출 '쌍끌이' 기대↑

역대 최대 수출 전망 속 소비회복이 관건…물가 부담은 커져

더 강한 코로나19 대유행 우려…미국·중국 경제도 큰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우리나라도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가면서 경제 또한 얼마나 생기가 돌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각종 경기 진작책까지 더해지면서 소비가 촉진되고, 수출 또한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정상화, 중국의 경기 위축, 글로벌 공급망 불안 장기화 등은 국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위드 코로나로 더 큰 코로나19 대유행이 닥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 이미 달아오른 수출…내수 경기도 힘 받나

위드 코로나가 경제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까?

강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내수 진작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민들의 외부활동이 늘어나고 각종 영업 규제가 폐지 또는 완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숙박·여행·체육·영화·전시 등 9개 소비쿠폰 사용을 재개했다. 할인이나 환급 혜택이 있는 이들 소비쿠폰은 2천282억원어치가 풀린다.

국내 최대 쇼핑 축제인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오는 15일까지 보름간 온·오프라인에서 열린다. 대규모 할인을 내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다. 참가업체는 2천개가 넘어 역대 가장 많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그동안 미뤄뒀던 소비에 나서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 3분기 부진했던 경제가 4분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내수 경기가 나빠졌는데 도소매 업종 가운데 고용 비중이 큰 음식·숙박업에서 위드 코로나에 따른 경기 개선 체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전 분기 대비 경제 성장률은 1분기 1.7%에서 2분기 0.8%, 3분기 0.3%로 크게 둔화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세계 공급망 병목 현상이 주요 요인으로 4분기에 1% 이상 성장해야 한국은행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 4.0%를 달성할 수 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4.2%로 잡고 있는 정부는 위드 코로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또 다른 한 축인 수출 엔진은 이미 달아올랐다.

10월 수출액은 555억5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 급증하며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월별 기준 2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10월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많았다.

1~10월 수출액은 5천232억달러로 작년 연간 수출액 5천125억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연간 최대 수출 기록(2018년 6천49억달러)을 올해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 회복으로 수출 호조 지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 불안 커지는 코로나·물가…美테이퍼링 등 외풍 우려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은 곳곳에 있다.

대내적으로는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물가가 계속 뛸 경우다.

박정수 교수는 "신규 확진자가 2천명, 3천명, 4천명으로 늘 경우 위드 코로나를 계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물가는 통화량이 아닌 공급발 충격으로 경기와 상관이 없이 오르고 있어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주 휘발유 평균 가격이 1주일 사이에 30.3원 오른 ℓ당 1천762.8원으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급등세가 지속하면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의 소비 부양책도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대외적으론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관건이다. 공급망 병목과 노동력 부족 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회복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이번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준이 테이퍼링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까지 나서면 한국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미 테이퍼링이 신흥국 경제 및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시행한 테이퍼링은 재정위험이 높은 신흥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켰고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에도 다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미 테이퍼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원자재 수입단가도 동시에 상승하기 때문에 올해와 같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원자재를 수입하는 수출 제조기업들에 부담이 배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성장세 약화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의 부담이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4.9%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전력난, 부동산시장 급랭 등에 따른 것이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은 올해 8%대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정세은 교수는 "중국이 침체에 빠지면 전 세계가 충격을 받게 된다" 며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직수출은 부정적 영향을 받겠지만 세계시장에서 중국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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