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에 등장한 윤석열·조국 '나와바리 vs 오야붕' 공방

입력 2021-10-14 08:35
수정 2021-10-14 08:53
일본 언론에 등장한 윤석열·조국 '나와바리 vs 오야붕' 공방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어 단어 사용을 둘러싼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대립이 일본 언론에 화제성 기사로 소개됐다.

아사히신문은 14일 '한국 대통령 선거, 숙적끼리 일본어 사용 응수(공방)' 제하 기사에서 윤 전 총장이 '나와바리'(?張り)란 단어를 사용해 여당 측을 비판한 것에 대해 '숙적'인 조 전 장관이 일본어 단어를 앞세워 반박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윤 전 총장이 지난 11일 광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40년 전의 고귀한 희생을 통해 번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수십 년 동안 (광주를) 나와바리처럼 해(여겨) 왔지만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것이 조 전 장관의 비판을 부른 발단이 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윤 전 총장이 언급한 '40년 전의 고귀한 희생'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학생과 시민을 군이 무력으로 탄압한 것으로, 1987년의 민주화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계승한다고 자부하고 광주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윤 전 총장의 문제 발언에 대해 문재인 정권에서 법무부를 이끈 조 전 장관이 같은 날 밤 페이스북에 "'나와바리'라는 일본어를 사용한 윤석열은 '오야붕'(親分) 마인드의 소유자'라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새끼줄을 쳐 경계를 정한다는 의미인 나와바리는 세력권을, 부모처럼 의지하는 대상인 오야붕(親分)은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말로 주로 사용된다.

아사히는 두 단어가 한국에선 주로 일본의 폭력단(야쿠자)이 쓰는 말로 알려져 드라마나 영화 대사에도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아사히는 조 전 장관이 재임 중 검찰 개혁을 추진하려다가 당시 검찰 수장이던 윤 전 총장의 저항에 부닥쳤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윤 전 총장을 폭력단 두목에 비유해 비판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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