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의 과일 수입 중단에 반발…"이달 중순 WTO 제소"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당국이 중국의 대만산 일부 과일 수입 중단 조치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대만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농업위원회(COA)는 전날 중국이 대만산 열대 과일 번여지(番?枝·슈가애플)와 롄우(蓮霧·왁스애플)의 수입을 잠정 중단한 조치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업위원회는 이달 중순께 WTO 위생검역위원회(SPS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며 내달 정기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업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이 제기한 대만산 과일의 검역 문제를 기술적 대화로 해결하기 위한 관리 개선 대책을 중국에 전달했지만 중국측 회신이 없었다며 제소 방침 배경을 설명했다.
농업위원회는 전날 행정원에서 열린 대책 회의 보고에서 단일 시장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신흥시장 개척, 콜드체인 모델을 이용한 상품 신선도 유지,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 등의 대책을 마련해 해당 농산물의 산지 가격과 농사의 수익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은 농업위원회에 관련 대응 조치 추진과 함께 근본적 개선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천지중(陳吉仲) 대만 농업위원회 주임(장관급)은 양안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2010년 체결된 이래 대만산 과일의 중국 판매 비율이 70~80%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3%로 하락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사 상황 재발을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도 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월 대만산 파인애플에서,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번여지와 롄우에서 유해 생물이 각각 나왔다며 수입 중단 방침을 공개했다.
대만 중화경제연구원(CIER) 대륙연구소의 우자쉰(吳佳勳) 부소장은 중국이 경제무역 제재와 관련해 타격을 받지 않고 상대(대만)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부문이 대만 농산물 시장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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