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총선 뒤흔든 최대변수는 '기후변화' 였다"

입력 2021-09-27 09:58
"독일총선 뒤흔든 최대변수는 '기후변화' 였다"

홍수 뒤 코로나·이민·연금 제치고 최고 관심사

차기정부 연정 협상에서도 핵심의제로 예고돼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무려 16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룰 가능성이 제기되는 독일 총선의 핵심 의제가 '기후 변화'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녹색당은 이번 총선 결과 차기 정부의 연정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녹색당은 지난 2009년 총선에서 10% 남짓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한때 지지율이 28%까지 오른 적이 있을 정도로 약진했다.

이에 대해 다니엘 프로인트 유럽연합(EU) 녹색당 의원은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은 기후 변화 총선으로서 녹색당으로서는 큰 승리"라며 "석탄 발전을 조기에 폐쇄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일부 여론 조사에서도 이미 나타났다.

포어슝스그루페 바렌(Forschungsgruppe Wahlen) 조사 결과 독일이 직면한 12가지 의제 가운데 기후 변화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지목한 응답자가 43%에 달했다고 경제 전문 매체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기후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38%)보다 앞섰으며, 이밖에 불법 이민·연금·불평등에 대한 응답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 기관의 같은 조사에서 2004∼2014년까지는 실업 문제가 핵심 의제였으며, 2014∼2019년에는 중동·아프리카에서 130만명이 밀려오면서 불법 이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이후 지난 7월 홍수가 발생해 180명 넘게 사망하면서 환경과 기후 변화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는 정치 진영을 초월해 각종 정책 발표와 연설에서 '기후'라는 단어 사용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녹색당은 2035년까지 화석 연료 사용을 퇴출하겠다는 가장 강력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과 사회민주당(SPD) 등 주요 정당이 탄소배출권 거래나 재생에너지 개발에 초점을 두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현재 독일 총선이 초박빙으로 전개됨에 따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경우 독일에서는 유례없이 3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특히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은 정부 구성에 참여함으로써 총선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여론과 녹색당의 존재감을 고려할 때 연정을 구성하는 데 기후 변화가 핵심 의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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