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에 PB고객 맡긴 돈 150조…'슈퍼리치' 예치금 20조

입력 2021-09-21 07:03
4대 은행에 PB고객 맡긴 돈 150조…'슈퍼리치' 예치금 20조

저금리에도 PB고객 예·적금 꾸준히 증가…6월말 123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내 프라이빗 뱅킹(PB) 고객들이 4대 시중은행에 맡겨 놓은 돈이 1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0억원 이상 '슈퍼리치' 자산가들이 맡긴 예치금(예·적금, 펀드)은 20조원에 달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PB 고객 수(은행 간 중복 고객 수 포함)는 70만1천838명이며, 이들이 예·적금, 펀드 등에 예치한 돈은 약 143조5천376억원이었다.

4대 은행에 PB 고객들이 맡긴 돈은 2017년 말 108조8천927억원에서 2018년 말 115조4천748억원, 2019년 말 129조5천692억원, 2020년 말 139조2천853억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올 상반기 143조원을 넘어섰다.



PB고객의 예치금 대부분은 예·적금이었으며, 예치 규모가 매년 꾸준히 증가해 6월말 기준 120조원을 넘겼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말 89조9천125억원, 2018년 말 93조4천255억원, 2019년 말 106조70억원, 2020년 말 119조6천326억원, 올해 6월말 123조1천898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등 2017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 반 동안 37% 증가했다.

0% 수준의 저금리가 지속됐음에도 고액 자산가들이 은행 예·적금에 계속 돈을 맡겨둔 것이다.

반면, 펀드 예치금은 2017년 말 18조9천801억원에서 2018년 말 22조492억원, 2019년 말 23조5천620억원으로 늘다가 2020년 말에는 19조6천526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올해 6월말 20조3천477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2020년에 PB고객들의 펀드 예치금이 줄어든 데는 '사모펀드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0억원 이상을 은행에 넣어놓은 이른바 '슈퍼리치' 고객은 올해 상반기 현재 891명으로 4대 은행 전체 PB고객의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이 예·적금, 펀드 등에 예치한 돈은 모두 20조8천568억원으로, PB고객 예치금의 14.5%에 달했다. 1인당 평균 234억원 꼴이다.

슈퍼리치 고객의 예치금은 2017년 말 11조6천573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현재 20조8천568억원으로 3년 반 동안 79%나 늘었다.

슈퍼리치 고객 수도 2017년 말 494명에서 2018년 말 551명, 2019년 말 637명, 2020년 말 741명, 올해 상반기 현재 89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 점포를 개설하는 등 자산관리(WM) 영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통해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늘려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지난 6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자산관리 브랜드 'Club1(클럽원)' 2호점을 서울 한남동에 개점하고, 전문 PB들을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말 자산관리(WM) 시너지를 키우고 전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압구정역PB센터지점과 압구정PB센터지점을 합쳐 압구정PB센터지점으로 단일화하는 등 'PB센터 대형화에 나설 예정이다. PB센터 대형화는 다른 금융사들과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작년 10월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점포인 'TCE(Two Chairs Exclusive) 강남센터'를 연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두 번째 특화 점포인 'TCE 본점센터'를 열었다.

TCE 센터에는 세무·부동산 분야 전문가를 포함한 자산관리 전문 PB들이 배치돼 고객에게 원스톱 종합금융컨설팅을 제공한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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