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4천900명 참여 선거인단 선거에 경찰 4천명 배치

입력 2021-09-15 15:08
수정 2021-09-15 15:12
홍콩, 4천900명 참여 선거인단 선거에 경찰 4천명 배치

선거제 개편 후 19일 첫 선거…"불미스러운 일 봉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 선거제가 개편된 후 오는 19일 처음으로 선거가 실시되는 가운데 당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통 방어에 나섰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경찰이 오는 19일 치러지는 선거인단(선거위원회) 선거에 최소 4천명의 경찰관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선거인단 선거의 유권자가 4천889명에 불과함에도 홍콩 경찰은 어떠한 불미스러운 일도 봉쇄하기 위해 이같은 규모의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폭동진압 경찰로, 5개 투표소와 고위험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원 1천500명인 선거인단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고, 의회인 입법회 선거 출마자를 결정하며, 전체 90명인 입법회 의원 중 40명을 자체적으로 배출하게 됐다.

선거제 개편으로 선거인단 규모와 권한이 커졌지만 선거로 채워지는 자리의 비중은 과거 86%에서 64%로 줄었다.

나머지는 당연직이거나 단체 추천, 관리로 채워진다.

선거인단은 40개 직군으로 세분돼 간접선거가 진행되는데, 이번 선거 후보 등록 마감 결과 40개 중 사회복지 등 13개 분야만 선출직 자리보다 등록 후보가 많았다. 나머지 27개 분야는 선출직 자리와 등록 후보 수가 일치하거나 오히려 후보가 적었다.

그 결과 13개 분야 364석을 놓고만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해당 분야와 관련된 등록 유권자 4천889명만 표를 행사하게 됐다.

특히 '애국자'만 공직선거에 출마하도록 한 선거제 개편으로 홍콩 민주진영은 사실상 선거 출마가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선거 보이콧, 백지투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일이자 홍콩 주권반환일인 지난 7월 1일 경찰관 1만명을 홍콩 전역에 배치했다.

당일 밤에 한 남성이 코즈웨이베이 번화가 한복판에서 경찰관을 흉기로 공격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이번 선거에서도 경계 강화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필요할 경우 방탄조끼가 경찰들에 배포될 수 있다고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별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경찰은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진영 인사들을 체포·조사 중이기 때문에, 과거 같으면 주요한 날에 가두시위에 나설 사람들이 이번에는 주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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