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보트에 목숨…사상최대 하루 1천명 영불해협 건넌다
악천후 위험 무릅쓰고 이주자들 계속 영국으로
코로나 방역규제 탓 트럭 대신 바닷길 선택 증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소형 보트로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입국하려는 불법 이주자가 대폭 늘었다.
6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하루 영불해협을 통해 프랑스에 영국으로 가려는 성인 남성과 여성, 어린이가 1천명 넘게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불해협을 통한 불법 이주자의 이 같은 규모는 하루 기준으로 사상 최대로 추정된다.
종전 최대치는 지난달 21일 828명이었다.
다만, 영국 내무부의 한 소식통은 영불해협으로 1천명이 영국에 도착했다는 보도는 과장이라며 그 수를 800명에서 850명 사이로 추정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불법 이주자 증가가 맑은 하늘과 잔잔한 파도 등 좋은 날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국립구명기관(RNLI)의 구조팀은 이날 아침 켄트주 던지니스에서 많은 이주자를 태운 소형 보트를 이송했는데 현장 사진을 보면 아기 등 어린이들이 보였다.
프랑스 당국도 영불해협의 경계를 강화했다.
영국 동남부와 프랑스 동북부 지역을 잇는 영불해협은 아프리카, 중동 출신 이주자들이 영국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영불해협 중 가장 좁은 도버해협은 거리가 30㎞ 정도다.
과거에는 화물트럭에 숨어 영국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검역이 강화되면서 단속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바다 횡단이 늘었다.
영국 PA 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형 보트로 영불해협을 건넌 이주자는 1만2천500여명으로 작년 한해 8천417명을 벌써 넘었다.
밀입국 시도는 안전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소형 보트에 의존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고 폭풍우 등 악천후에 따른 전복 사고가 발생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많은 사람이 이 나라(영국)에 오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프랑스가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들(이주자들)의 항해를 막도록 최선을 다해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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