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영국 대입 2년째 파행…역대 최고 점수 인플레

입력 2021-08-10 19:53
코로나에 영국 대입 2년째 파행…역대 최고 점수 인플레

사립학교·여학생이 고득점 비중 높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대학 입시가 코로나19로 인해 2년째 파행적으로 치러진 가운데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점수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된 영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A-레벨(A-Level) 성적을 보면 최상위 등급인 'A*' 와 'A' 비중이 전체의 44.8%에 달했다고 BBC와 더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 비중은 지난해 36.5%, 2019년의 25.5%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A*' 비중은 작년 14.3%에서 올해 19.1%로 올라갔다.

A-레벨 점수는 'A*∼E'가 패스 등급이다.

영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영향으로 두 해 연속으로 A-레벨 시험을 취소하고 각 학교 교사들이 직접 학생 성적을 매긴 것으로 대체했다.

지난해에는 당초엔 여러 요소를 고려해 표준화하는 방식의 알고리즘을 도입해 점수를 매겼다가 공립학교, 특히 낙후된 지역 학생들이 예상 등급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공정성 논란이 벌어지자 영국 정부는 각 학교가 다시 A 레벨 점수를 산정하도록 했다.

올해는 1월에 시험 취소 결정을 내리며 아예 교사들이 채점토록 했다.

시험감독청(Ofqual) 회장 대행은 "학생들은 공정하게 다뤄졌고 교사들의 판단에 근거한 점수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학교는 모의고사, 내신 등으로 점수를 냈고 학교 5곳 중 1곳은 시험감독청에서 샘플 대조 확인을 받았다. 이 과정에 15% 학교가 문의를 받았으나 변동이 있던 곳은 1% 뿐이다.

올해 사립학교 학생들이 더욱 선전해서 'A*'와 'A'의 70%를 가져갔다. 지난해는 60%, 2019년엔 44%였다.

'A*'와 'A'를 받은 여학생 비중은 46.9%로, 남학생(42.1%) 보다 높았으며 격차는 작년 보다 벌어졌다.

3과목에서 모두 'A*'를 받은 학생은 1만3천명으로 시험을 치렀던 2019년의 4배에 달한다.

개빈 윌리엄슨 교육 장관은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히 힘든 해를 보내며 열심히 노력한 수험생들이 보상을 받을만 하며 점수 인플레를 막을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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