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하이 "초등 영어기말고사 제한…시진핑사상은 필수학습"

입력 2021-08-07 13:35
中상하이 "초등 영어기말고사 제한…시진핑사상은 필수학습"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상하이(上海) 교육 당국이 초등학교의 영어 기말고사 실시를 제한하면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사상은 필수적으로 학습하라는 지침을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학업 및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며 사교육 시장 규제에 나선 가운데 사상적 통제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7일 상하이시 교육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위원회는 최근 일선 초중고를 대상으로 새 학기 교과과정 관련 통지를 발표했다.

통지에 따르면 초등학교 과정에서 교육청 단위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를 수 없고, 초중고에서 어떠한 연합고사나 월례고사도 치르지 못하도록 했다.

또 초등학생 학업평가시 점수제가 아닌 등급제를 쓰도록 하고, 초등학교 3~5학년은 중국어·수학 2과목만 기말고사를 치르도록 했다.

아울러 지난달 발표된 교육부의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사상 학생 교재' 사용 관련 통지에 근거해 새 학기부터 초중고에서 이 교재를 필수로 배우도록 했다.

특정 학년에서 도덕과법치(정치) 과목 수업 등을 이용해 매주 1시간 정도 가르치도록 한 것이다.

이밖에 중앙정부나 상하이시의 심의를 통과하지 않은 교재를 구매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홍콩매체 명보에 따르면 상하이 교육위원회는 중국매체 인터뷰에서 "최근 5년간 발표한 연간 교과과정 계획에 모두 명확히 있던 내용으로, 올해 새로 나온 규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정치적 신호", "향후 중국 교육개혁의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등의 평가가 나왔다.

한 학부모는 "현재 대입 정책 하에서는 더 많은 내용을 더 일찍 배워야 한다"면서 "대입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정책상으로) 어떻게 줄이든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른 예비 학부모는 "관련 보도에 유의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의 상세내용은 불분명하다"면서 "시험이 없어지면 해당 과목 수업 시간도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영어 등을 더 많이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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