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홍콩인 추방 유예에 "파렴치한 정치공작"
"음모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니 일찌감치 마음을 접어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이 자국에 체류 중인 홍콩주민 추방을 유예하자 중국이 '반중 세력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특파원공서는 6일 "반중란항(反中亂港·중국을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힘) 음모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니 일찌감치 마음을 접어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자유를 박탈당한 주민에게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를 제공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증진한다"며 미국에 체류 중인 홍콩 주민의 추방을 18개월간 유예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홍콩 특파원공서 대변인은 이에 대해 "홍콩은 홍콩보안법 도입 후 지난 1년간 국가 안보에 심각한 해를 끼친 반중란항 분자들을 정확히 타격했다"며 "그 결과 범죄가 줄어들고 경제와 금융이 강세를 보이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과 홍콩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거짓말로 홍콩보안법을 모독하고 반중란항 분자를 미화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은 홍콩을 쇠퇴시키고 중국을 모독하려는 파렴치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미국의 조치는 14억 중국 인민의 반격으로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의 사무는 중국의 내정으로 다른 나라의 간섭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뒤 "왕개미가 나무를 흔드는 일(????·비부감수)은 절대로 이뤄질 수 없으니, 낭떠러지에서 말고삐를 잡아채 멈춰서기(懸崖勒馬·현애늑마)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애늑마'는 위험에 빠지고서야 정신을 차린다는 뜻으로 중국이 다른 나라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중국 관영언론도 미국의 각서는 홍콩보안법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미국은 더는 홍콩을 속이고 해칠 생각을 하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홍콩으로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바로 반중란항 분자"라며 "홍콩과 중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수시로 인종차별 범죄가 발생하는 미국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 고위 관리들은 항상 홍콩인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반중란항 분자들과 함께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홍콩의 안전과 번영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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