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 "국민 60%정도 면역 확보…집단면역엔 90% 필요"
확진자 상당수, 통계에 안 잡힌 듯…"델타변이 감염자 소화기 장애 많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국민의 60% 정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면역을 획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현지 전문가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파스퇴르 감염병·미생물학 연구소'의 아레크 토톨랸 소장은 이날 '로시야-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면역 수준이) 약 60%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숨을 돌릴 수준은 아니지만, 상황을 통제할 수 있게 해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토톨랸 소장은 이어 러시아에선 감염병 확산이 동력을 잃는 집단면역을 위해선 전체 주민의 면역 확보 수준이 90%에 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민의 백신 접종 수준이 여전히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60% 수준의 면역이 달성됐다는 토톨랸 소장의 주장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확진자가 상당히 많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8일 현재 러시아 전체 인구 1억4천600만명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의 2회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은 2천70만명으로 접종률이 14%대에 머물고 있다.
또 같은 날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95만8천133명으로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은 4% 수준이다.
면역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신 접종자와 누적 확진자를 다 합쳐도 2천665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은 18%대에 불과하다.
토톨랸 소장의 추산대로 국민의 약 60%가 이미 면역을 확보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감염된 상당수 주민이 정부의 확진자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전 국민의 60% 정도가 면역을 갖추면 바이러스 확산이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는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기대해왔다.
한편, 또 다른 러시아 전문가는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감염자들에게선 후각이나 미각 상실보다 위와 장 기능 장애 등의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대 '바이오나노기술·미생물학·바이러스학 실험실' 세르게이 네테소프 소장은 이날 이같이 전하고, 코로나바이러스 S-단백질 수용체결합도메인(RBD) 구조가 약간 변형돼 S-단백질이 폐와 혈관 벽뿐 아니라 소화기 세포에 더 잘 결합하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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