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인권 탄압 없다" 외국인 유튜버 정체는…구독자 수십만

입력 2021-07-12 15:41
"신장 인권 탄압 없다" 외국인 유튜버 정체는…구독자 수십만

중국 관영 매체와 손잡고 중국 '옹호'…개인 채널 규제 어려운 점 노려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중국 신장(新疆) 지역 인권 탄압 문제 등을 비판하는 서방 매체를 비난하는 유튜버와 블로거들이 수십만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활동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이 된 유튜버들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홍보하면서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무런 제재 없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는 중국 CGTN 등 관영매체들을 중국 정부 지원기관으로 지정하고 규제하고 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친중' 유튜브 채널들을 제재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이들은 신장 지역에 관한 비판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으며, CGTN에 직접 출연해 중국을 옹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BBC가 공개한 유튜버 명단에는 중국 주재 영국인인 배리 존스를 비롯해, 제이슨 라이트풋, 부자지간인 리 배럿과 올리 배럿 등이 실제로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서방 언론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중국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자신을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6년간 일했다고 소개한 배리 존스는 '서방 언론은 어떻게 신장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는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한 가지 특기할 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에는 이들이 중국 내 일상생활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홍콩과 신장 문제를 주제로 중국을 옹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블로거나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한 중국에서 이들이 '외국인'이라는 점은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CGTN 등 중국 매체들은 이들을 서방 언론의 왜곡 보도를 비판하는 블로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과 중국 관영 매체 간의 '밀월 관계'가 의심받고 있지만, 유튜버들은 이 같은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배리 존스는 "대가를 받거나 강요를 당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정부도 내가 하는 일에 돈을 주지 않는다. 만약 그들이 돈을 준다면 받겠다"고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유튜버인 올리 배럿도 "중국 정부를 대신해 허위 정보를 올리거나 (친중)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이슨 라이트풋은 BBC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제작한 영상에서 "아무에게도 자금을 지원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배리 존스의 '친중' 콘텐츠는 CGTN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됐을 뿐 아니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사용됐다.

CGTN은 BBC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CGTN 소식통은 "현재 조직 내에서 외신 보도에 대한 '반격'에 인터넷 유명인사와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어 "이런 외국인들에게 연락해 그들의 영상을 사용하거나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협력을 하는 새로운 인터넷 부서가 있다"면서 "최근 일부 부서에서는 신장과 관련해 우리를 대표할 외국인들을 찾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측은 BBC가 제공한 유튜버들의 동영상이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BBC는 이들이 특정 국가와 연계돼 있다고 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은 이들이 국가 기관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알아채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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