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 자녀 정책'에도 도시 가정 4%만 셋째 희망

입력 2021-07-07 11:29
중국 '세 자녀 정책'에도 도시 가정 4%만 셋째 희망

사교육비·주택 대출 등 경제적 부담 가중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세 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했지만 일부 도시의 설문 조사 결과 셋째를 낳을 의향이 있는 가족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 가정의 경우 셋째 아이를 가지기를 희망한다고 답한 비율은 4% 정도에 그쳤다.

7일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최근 장쑤(江蘇)성과 저장(浙江)성, 산둥(山東)성 등의 도시는 지난 5월 31일 중국 정부의 '세 자녀 정책' 발표 후 각각 설문조사를 벌였다.

장쑤성 옌청(鹽城)시에서는 20∼49세 20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중순 실시한 조사에서 세 자녀 이상을 희망한다고 답한 사람은 4.5%에 그쳤다.

자녀 2명을 원한다고 답한 사람이 55.6%로 가장 높았으며 현재로서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5.4%였다.

이미 자녀가 2명 있는 응답자 가운데 셋째를 원한다는 사람은 5.0%밖에 되지 않았다.

농촌 주민 가운데 셋째를 원한다는 사람은 11.8%로 도시 주민보다 8.9% 포인트 높았는데 경제적 부담이 덜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도시 주민은 농촌 주민보다 주택 대출 상환 부담이 훨씬 크다.

저장성 진화(金華)시에서도 지난달 303명을 대상으로 비슷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92.1%는 셋째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으며 3.6%만이 2년 안에 셋째를 낳을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셋째 아이 출산의 가장 큰 경제적 부담으로는 응답자 62.7%가 사교육비를 꼽았다.

도시 주민이 농촌 주민보다 교육비 투입을 중시했다.

산둥성 지난(濟南)에서 진행된 366명 대상 조사에서 농촌 주민의 경우 셋째 출산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11.2%였지만 도시 주민은 셋째를 희망하는 사람이 4.3%에 불과했다.

농촌 주민들에게는 '자식이 많으면 복이 많다', '자식을 키워 노후에 대비한다'와 같은 전통 관념이 많이 남아있으며, 아이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의 영향도 직접적으로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자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양질의 교육 자원을 늘리고 교육의 공평하고 균형 있는 발전을 추진하며 사회보장과 의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물가와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여성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출산 장려 정책이 출산율 하락 추세를 막을 수 없다면서 삶의 질과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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