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방글라 국경 넘은 코끼리, 해변에 나흘 갇혀있다 구조

입력 2021-07-01 12:38
미얀마서 방글라 국경 넘은 코끼리, 해변에 나흘 갇혀있다 구조

멸종위기 아시아코끼리, 구경꾼 모이자 바다 들어가 익사할 뻔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방글라데시 동남부 해변에 야생 코끼리 두 마리가 깜짝 출현해 구경꾼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당국은 코끼리가 미얀마에서 국경을 넘어와 해변으로 몰린 뒤 갈 곳을 찾지 못해 갇혀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방글라데시 남부 텍나프(Teknaf) 마을 해변에 야생 아시아코끼리 암수 한 쌍이 나타났다.

이 마을은 미얀마와 강을 사이로 국경이 맞붙어 있다.

방글라데시 남부와 미얀마 서부에 걸쳐져 있는 숲은 멸종위기종인 아시아코끼리들의 서식처다.

전에는 종종 코끼리가 국경을 넘어왔지만,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국경 근처에 난민촌을 형성하면서 코끼리 이동이 줄었다.

텍나프 마을 관계자들은 미얀마 영토에 살던 코끼리 한 쌍이 무리에서 떨어져 강을 건너 넘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전에 국경을 넘어온 코끼리 때문에 농작물을 망치거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험이 있기에 코끼리들을 민가에서 해변 쪽으로 몰아냈다.



해변에 코끼리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SNS 등을 통해 퍼지자 나흘 동안 구경꾼 수천 명이 몰려와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하지만, 코끼리는 물과 먹이 없이 해변을 떠돌아야 했고, 급기야 지난달 29일 벵골만으로 뛰어들었다.

코끼리들이 바다에서 익사할 상황에 빠지자 인근에 있던 어부들이 보트와 밧줄을 이용해 가까스로 해변으로 구조해냈다.

이어 먹이를 준 뒤 코끼리의 목에 밧줄을 걸고 육지의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방글라데시 산림청이 전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방글라데시 지부는 "인간과 코끼리의 충돌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코끼리 보호를 위해 방글라데시는 미얀마와 국경을 초월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촉구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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