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분양가를 지금 정한다는 '누구나집'…잘 될까

입력 2021-06-10 16:16
수정 2021-06-10 16:18
10년 뒤 분양가를 지금 정한다는 '누구나집'…잘 될까

민간사업자 수익보장 등 운용에 어려움 따를 수도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동규 홍국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누구나집' 시범사업 방안을 발표했으나 제도가 매끄럽게 운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누구나집은 집값의 16%로 입주해 임대로 거주하다가 13년(건설 3년+임대 10년) 후 미리 확정된 분양가에 집을 매입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주택으로, 민주당은 인천 검단지구와 시흥 시화 MTV 등지에 1만호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10년 공공임대와 닮은꼴…분양가 산정 시점에선 차이

국토교통부는 현재 민주당과 함께 누구나집 제도의 윤곽을 만드는 중이다.

누구나집은 국토부가 운영해 온 10년 공공임대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있다.

10년 임대는 10년간 임대로 거주하다가 이후 주택을 분양받는 제도인데, 누구나집도 같은 형태를 띤다.

다른 것은 기존 10년 임대는 10년 임대기간이 지나고 나서 분양가를 감정평가액으로 정하는 것이지만 누구나집은 10년 전에 미리 가격을 확정 짓는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매우 파격적이지만 현실성이 있을지를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10년 뒤 부동산 시장이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는데 10년 뒤에 치를 집값을 지금 정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10년 뒤 주변 집값이 크게 오르면 수분양자 입장에선 '로또분양'이 되는 것이고, 주변 시세가 내려 분양가가 오히려 더 높아지면 무더기 미분양 사태가 날 수 있다.



◇ 사업자에게 15% 이익 보장?…단기임대 폐지 방침과도 안 맞아

이와 같은 사업 방식으론 좋은 입지에만 수요자가 몰리는 등 선호도가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

이 사업은 공공지원 민간임대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설 민간업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주택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누구나집 사업에 참여할 사업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사업자에게 15%의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했으나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기존 10년 임대에선 분양가 산정을 두고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판교나 분당 등지의 10년 임대 주민들은 분양 시점의 감정평가액으로 분양가가 결정돼 막대한 부담을 지게 됐다며 분양가 산정 방식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나집의 파격적인 분양가에 대해 10년 임대 거주자로선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동령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 연합회장은 "누구나집은 처음 확정된 분양가로 10년 뒤에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인데, 결국 10년 임대 아파트 입주민들은 더욱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누구나집을 도입한다는 것은 10년 임대와 비슷한 형태의 주택 유형이 새로 생겨나는 것인데, 정부가 장기임대 보급을 늘리기 위해 10년 임대 등 단기 임대를 폐지하고 있는 정책 방향과도 결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시범사업지는 인천·안산·화성·의왕·파주·시흥 등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수자원공사, 지자체 등의 땅이다. 시흥(3천300호)을 제외하면 모두 기존에 집을 짓기 위해 조성된 주거용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도 5년·10년 임대 후 분양 방식에 대해 불만이 많고 말이 많은데, 이번 정책은 분양가를 10년 전 공급 당시에 책정하는 것이니 논란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임대주택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임대주택을 기껏 지어놓고 분양하면 결국 임대주택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0년 전에 분양가를 정해놓는 이 사업 구조는 입주자가 향후 주택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에 관계없이 무조건 이익을 취하는 형태"라며 "얼마나 많은 사업자가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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