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에 "무력 배치 강화하며 핫라인 개설 요구 안될말"

입력 2021-05-28 10:10
중국, 미국에 "무력 배치 강화하며 핫라인 개설 요구 안될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군 고위층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중국 국방부가 미국을 향해 대화의 진전을 원한다면 언행일치를 하라고 주문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 탄커페이(譚克非) 대변인은 전날 월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탄 대변인은 "오랫동안 중국군과 미군은 양국 국방부 간 직접 채널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대화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측이 요청하는 양국 군 간 핫라인 개설에 대해서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무력 배치를 강화하면서 핫라인 개설을 원한다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정찰을 늘리고 심지어 고의로 근접 거리에서 전함들끼리 맞닥뜨리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에 언행일치와 진실함을 촉구하며,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분쟁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중국 측과 타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핫라인 개설 등 진전된 대화를 원한다면 중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중국 국방부는 미군이 중국 연안에서 정찰 활동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달 초에는 미국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USS 머스틴함이 훈련 중이던 랴오닝함 항모 편대를 계속 근접 정찰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과 위기시 가동할 수 있는 핫라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지적해왔다.

앞서 지난 2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과의 전화 통화를 원했으나 중국이 세 차례나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5일 중국이 오스틴 장관 취임 직후 미국에 오스틴 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의 대화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이 쉬 부주석과의 대화를 고집하면서 웨이펑허 부장과의 대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중국은 오스틴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웨이펑허 부장인데, 오스틴 장관이 격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해 발끈했다는 설명이다.

탄 대변인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위성을 파괴하거나 교란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했다는 미국 측의 주장도 일축했다.

앞서 존 레이먼드 미국 우주군 사령관(공군 대장)은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탄 대변인은 "우주공간을 전장으로 규정하고 독자적으로 우주군을 창설한 것은 미국"이라며 중국은 우주공간에서의 무력 경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공간의 무기화는 세계 안보에 즉각적 위협이 되며 미국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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