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국, 미국과 대중국 발맞추기…한걸음 내디뎌"

입력 2021-05-25 11:18
日언론 "한국, 미국과 대중국 발맞추기…한걸음 내디뎌"

"바이든, 남북대화 지지·문 대통령에 순풍"…성과주의 경계 당부

"김정은 태도 불투명…억지력 유지할 대규모 연합훈련 재개 검토해야"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서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으나 향후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간 대화·협력에 관한 지지를 표명했고 남북 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문 대통령 입장에서 '순풍'이라면서도 "내년 5월까지의 남은 임기를 의식하고 성과를 내려 안달해 북한에 이용당할 틈을 줘서는 안 된다"고 25일 사설에서 제언했다.

신문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자세에 문 대통령이 "동조했다"며 공동성명에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명기하고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의 역할을 언급한 것에 주목했다.



마이니치는 이와 관련해 "한국 역대 정권은 중국의 패권주의적 행동에 대한 태도 표명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한 걸음 내디딘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내달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받은 것을 거론하며 "3개국(한미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로 해야 한다"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 일간지 중 발행 부수 1위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제재와 압력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통해 성과를 올리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라고 이날 사설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핵전력을 강화하는 방침을 공언한 북한 김정은 정권이 어떻게 나올지는 불투명하다"라며 한국과 미국이 "군사적 도발 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연합 훈련의 재개를 검토해야 하지 않겠냐"고 의견을 밝혔다.

요미우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표명된 대중국 정책에 관해서 "한국이 미국과 발을 맞추려는 자세를 보인 것이 눈길을 끈다"라고 덧붙였다.

도쿄신문은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판문점 선언'(2018년 4월)과 '싱가포르 공동성명'(2018년 6월)을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토대로 삼기로 의견을 모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 특별대표로 임명하는 등 언제든 북한과 교섭할 태도를 보였다며 "북한이 응하면 좋겠다"는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검토를 끝낸 대북 정책이 "비핵화 실현을 위해 착실하게 실무 교섭을 거듭한다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하고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교섭 재개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신문은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여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일 관계는 역사 문제로 뒤틀려 있지만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을 쌍방이 재확인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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