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포드 손잡았다…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조인트벤처 설립(종합2보)

입력 2021-05-20 15:59
SK이노-포드 손잡았다…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조인트벤처 설립(종합2보)

로이터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예정"…20일 투자계획 공개

SK 미국 배터리 사업 가속화…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바이 아메리칸' 전략 화답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서미숙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미국의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미국에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을 생산하기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미국 배터리 사업을 가속화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미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가운데 양 국가가 반도체와 함께 배터리 동맹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시시간) 익명의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두 회사가 20일 조인트벤처 설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쓰일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합작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로이터는 이번 JV가 포드의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포드는 인기 픽업트럭인 'F-150'과 승합차 '트랜짓'을 포함한 주요 모델들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순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머스탱 마크-E'를 판매 중이다.

포드는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220억달러(약 24조9천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포드의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제조를 위해 회사를 수직 통합화하기로 했다면서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e-액슬,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이미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팔리 CEO는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가 최신 기술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배터리셀 생산 관계를 보유할 때다"라고 말했다.

양 사가 이번 JV를 통해 설립하는 합작 공장은 포드 승용차를 포함한 전기차 전반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포드가 경쟁사이자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비슷한 노선을 걷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앞서 GM은 LG에너지솔루션을 파트너로 선택해 조인트벤처를 만든 뒤 오하이오·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포드와 SK이노베이션의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협상에 속도가 붙은 것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이 자사를 상대로 전기차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을 낸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의 배상금을 주기로 합의하면서다.

이 소송으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이 미 조지아주(州)에 건설 중이던 배터리셀 공장은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총 생산규모 21.5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2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은 올해 초 준공해 현재 테스트 가동중이고 2공장은 내년 준공, 2023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골조 공사를 진행중이다. 시제품 생산에 들어간 1공장(9.8GWh)에서는 폭스바겐 승용차용 배터리를, 2공장(11.7GWh)은 포드의 '국민 픽업트럭'인 F-150에 탑재될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1, 2공장 투자 금액은 총 26억달러(약 2조9천400억원)에 달하며, 3조원가량을 추가 투자해 바로 인근에 3·4공장도 건설키로 하는 등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포드와 SK측은 이번 JV 설립을 통해 SK 조지아주 3, 4공장을 포함한 합작 공장 설립 부지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이번 합작사 설립을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과 반도체 및 배터리 공급망 확대 정책에 화답한 것으로 평가한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18일 미시간주의 포드 전기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로운 배터리 생산시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날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의 합의를 중재한 미 행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포드는 이번 양해각서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일단 "SK이노베이션이 소중한 공급업체"라고만 밝혔으나 20일 오전 9시(현지시간) 컨퍼런스콜을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고객과의 비밀 조항 때문에 합작사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과 미국 외에도 중국, 헝가리에 배터리셀 생산설비를 갖고 있다.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는 약 40기가와트시(GWh)에 달하며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25GWh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약 180만대의 전기차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sisyphe@yna.co.kr,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