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공작' 징역형 받은 삼성전자 부사장·전무 퇴사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강경훈 부사장 최근 회사 떠나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받은 삼성전자[005930] 임원들이 최근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삼성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노사업무 담당 임원을 지낸 강경훈 부사장과 구미지원센터 소속 A 전무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퇴사했다.
이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 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은 2019년 12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모두 법정에서 구속됐고, 대법원은 올해 2월 강 부사장에게 징역 1년 4개월, A 전무에게 징역 1년을 확정했다.
수감 생활 중이던 지난해에도 강 부사장과 A 전무는 삼성전자 미등기 상근 임원으로 삼성전자 공시 서류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달 이후 공식적으로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와 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계약 종료 사유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비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만든 노조 와해 전략이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협력업체' 순으로 이어진 공모관계에 따라 실행됐다고 판단했다.
강성 노조가 설립된 하청업체를 기획 폐업시키거나 노조원들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 사망한 노조원 유족에 무마용 금품을 건네기 위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이 인정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인사팀장 출신 박용기 경영지원실장 보좌역 부사장은 각각 무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고 계속 회사에 남았다.
한편 퇴사한 강경훈 부사장은 이 사건과 별개로 2012∼2017년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하면서 어용노조를 통해 삼성에버랜드 노조를 와해하려 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강 부사장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고, 강 부사장은 대법원에 상고해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에버랜드에서 벌어진 노조 와해 시도에 대해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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