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스라엘 기술협력 협정 개정…R&D 기금 2배로 확대
16년 만에 전면 손질…로봇·바이오 등 중대형 R&D 협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우리나라가 이스라엘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위해 맺은 '산업기술 협력 협정'이 16년 만에 전면 개정된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오후 방한 중인 아미르 페렛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대한민국 정부와 이스라엘국 정부 간의 민간부문산업의 연구 및 개발에 관한 양자협력 협정'(한-이스라엘 산업기술 협력 협정) 전면 개정안에 최종 서명했다.
한-이스라엘 산업기술 협력 협정은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가 원천기술 강국 이스라엘과의 기술협력을 위해 1999년 최초로 체결한 우리나라 유일의 산업기술 협력 조약이다.
이 조약을 근거로 양국은 2001년부터 공동연구개발기금을 조성해 공동 R&D를 지원하고 있다. 협정은 2005년 한차례 개정된 바 있으며, 이번에는 16년 만에 더 큰 폭으로 개정됐다.
개정안은 공동연구개발기금 각국 출자금액을 기존 연간 200만달러에서 연간 400만달러로 대폭 늘린 것이 핵심이다.
또한 공동 R&D 과제에 대한 정부 최대 지원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했다.
이외에 기업 위주였던 R&D 참여를 연구소와 대학으로까지 확대하고 직접적인 공동 R&D만 지원 가능했던 기금의 지원 범위를 공동 세미나, 인력교류 등 간접적인 활동까지 넓혔다.
양국 정부는 지난 20여년간 6천50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총 181건의 공동연구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신기술개발, 해외진출, 투자유치, 신사업화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일례로 국내 의료기기 제조기업 ㈜올메디쿠스와 이스라엘의 무선전송기술 기업 글루코미(GlucoME)가 2015년 개발한 신개념 무선 혈당측정기는 4년 만에 수출액이 약 70배 성장했다.
양국은 조약 개정을 바탕으로 '서비스 로봇'을 주제로 한 총 800만달러(정부지원 530만달러) 규모의 '라이트하우스'(Lighthouse·등대) 기술 지원 프로그램을 하반기 착수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밸류체인(가치사슬) 재편 등 급변하는 산업환경과 양국 기업의 협력 수요에 맞춰 기술협력 규모를 양적·질적으로 크게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한국 제조기업에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기술(BT)에 이스라엘이 강점이 있는 만큼 양국은 디지털 전환과 바이오혁명 시대에 최적의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서명식에 앞서 환담하며 지난해 코로나19란 어려움 속에서도 양국 간 교역이 확대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장관은 "내년이 양국 수교 60주년"이라며 "한국의 반도체·ICT 관련 우수한 기술과 이스라엘의 창업 역량을 결합해 양국 기업 간 투자와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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