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불똥' 주변국에 "백신 공급하겠다"

입력 2021-04-28 11:10
수정 2021-04-28 11:14
중국, '인도 불똥' 주변국에 "백신 공급하겠다"

방글라데시 등 5개국과 긴급물자 비축고 설립키로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아 주변국들이 인도에서 백신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된 가운데 중국이 이들 나라를 향해 적극적인 '백신외교'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7일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5개국 외교장관과의 영상 회의에서 중국이 협력 기제의 틀에서 이 국가들에 안정적인 백신 공급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28일 위챗 계정에서 밝혔다.

중국은 또 이번 회의에서 남아시아 5개국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긴급물자 비축고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과 백신외교 경쟁을 벌여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타격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압둘 모멘 방글라데시 외교장관은 자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유일한 나라인 인도가 백신 제공 약속을 어겼다고 전날 불평을 했다.

인도는 하루 수천명의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자국 내 백신 접종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백신 수출을 중단했다.

모멘 장관은 "이제 우리는 중국에 가능한 빨리 백신을 달라고 요청했으며 중국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을 수입하기 위해 이 백신의 긴급사용도 승인했다.

중국이 주최한 이번 중국-남아시아 외교장관 회의에 인도도 초청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양국은 히말라야의 국경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왕 부장은 인도의 코로나19 피해를 위로하면서 "중국은 언제라도 인도를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도 잇따라 내놨다.

그는 불법적으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진영 선택을 강요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백신을 소수의 국가가 독점해서는 안 되며 공정한 배분으로 '면역 격차'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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