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이 끝 아니다…"방역규제 느슨하면 바로 재유행"

입력 2021-04-21 09:33
수정 2021-04-21 13:30
백신접종이 끝 아니다…"방역규제 느슨하면 바로 재유행"

신속접종 이스라엘 '성공'…섣불리 자축한 칠레 '재봉쇄'

주요 피해국 영국, 성패사례 보며 규제완화 속도 조절중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앞선 국가들도 실제 확산 억제에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스라엘은 경제를 재개방하면서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모두 내렸지만, 칠레는 다시 봉쇄에 들어가고 국경도 폐쇄했다.

접종률이 높은 영국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확산 상황을 보면서 개방 속도를 조절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다고 방심하는 순간 다시 코로나19가 유행할 수 있으며, 백신이 100% 보호막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고 경고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단 이들 국가가 광범위한 백신 접종에 들어간 만큼 확산 차단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점은 입증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영국, 칠레 모두 백신을 우선 접종한 취약 계층에서 감염률이 떨어졌다. 이들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최소 1회 접종률은 각각 62%, 48%, 40%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WSJ가 전했다.

미국은 이 비율이 39%지만, 회원국 27개국의 유럽연합(EU)은 18%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은 신속한 백신 접종이 효과를 거뒀던 사례다. 지난 1월 중순 일일 신규 확진자가 8천명을 넘겼지만, 현재는 수백 명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 센터를 포함해 일부 병원들은 코로나19 치료 병동을 더는 운영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여름까지 코로나19에 취약한 12∼15세까지 접종을 마치고 나면 확산세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때 남미의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주목을 받았던 칠레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9천명을 넘어서 재봉쇄에 들어갔다.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 방역 기준을 낮춘 게 위험도를 높인 것으로 지목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거리두기 등을 무시하고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의미다.

중국산 백신을 너무 믿은 것도 착오였다고 WSJ가 보도했다.

칠레 정부는 시노백의 1차 접종 후 예방 효과는 16%이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67%로 상승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칠레의 상황을 보면서 봉쇄 완화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보리스 존슨 총리의 구상대로 4단계 완화를 실시할 경우 내년 6월까지 확진자가 500만명이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서 새로운 유행의 발생 여부는 백신 접종 속도와 효과성, 계절 요인 등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레이엄 메들리 런던의학대학원 교수는 "백신과 바이러스가 경주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며 "제한 조치를 너무 빨리 풀면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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